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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

유럽대항전은 정말 독일까? 1만2천 마일과 EPL 순위 하락이 말하는 것

분석왕2026년 8월 27일 10:02:06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성공의 증표다. 상금이 들어오고, 좋은 선수를 데려올 명분도 생긴다. 그런데 프리미어리그에서는 그 보상이 다음 시즌의 함정이 되기도 한다.
2025/26시즌 유럽대항전을 병행한 팀 가운데 원정 이동거리가 가장 길었던 네 팀은 모두 리그 순위가 떨어졌다. 반대로 유럽 일정이 없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본머스는 가장 긴 회복 시간을 누렸고, 나란히 순위를 끌어올렸다.
그렇다면 유럽대항전은 정말 리그 성적을 갉아먹는가. 답은 ‘그렇다’가 아니라 ‘준비되지 않은 팀에는 그렇다’에 가깝다.
아스널과 PSG의 유럽대항전 경기 장면▶
아스널과 PSG의 유럽대항전 경기 장면 · YouTube에서 보기
*유럽 무대는 수익과 명성을 주지만 일정·이동·로테이션이라는 비용도 함께 청구한다. 이미지: Premier League*

1만2천 마일을 이동한 팰리스, 순위는 세 계단 내려갔다

프리미어리그와 Opta가 공개한 2025/26시즌 자료를 보면 이동거리와 순위 변화의 관계가 선명하게 보인다.
유럽 원정 이동거리와 프리미어리그 순위 변화▶
유럽 원정 이동거리와 프리미어리그 순위 변화 · YouTube에서 보기
*막대는 유럽대항전 원정 이동거리, 원 안의 숫자는 전년 대비 프리미어리그 순위 변화다. 자료: Premier League·Opta*
팀유럽 원정 이동거리리그 순위 변화
크리스털 팰리스12,058마일-3
노팅엄 포레스트9,453마일-9
뉴캐슬9,338마일-7
리버풀8,472마일-4
아스톤 빌라7,597마일+2
첼시7,582마일-6
맨체스터 시티7,543마일+1
아스널7,361마일+1
토트넘6,192마일0
가장 멀리 이동한 네 팀이 모두 하락했다. 포레스트는 아홉 계단, 뉴캐슬은 일곱 계단, 리버풀은 네 계단 내려갔다. 숫자만 보면 비행 거리가 순위표를 끌어내린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인과관계를 단정하면 안 된다. 이동거리가 길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부진을 설명할 수는 없다. 선수층, 부상, 감독 교체, 대진 난도도 함께 작용한다. 이 표가 보여주는 것은 원인이 아니라 부담의 크기다. 이미 얇은 스쿼드가 장거리 원정까지 떠나면 작은 문제가 회복 불가능한 격차로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진짜 비용은 경기 수보다 ‘회복할 하루’다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에 나가면 최소 8경기가 추가된다. 결승까지 가면 최대 9경기를 더 치른다. 컨퍼런스리그도 리그 페이즈 6경기가 보장된다.
경기 한두 번이 늘어나는 문제가 아니다. 주말 리그 경기 뒤 회복하고, 유럽 원정을 다녀오고, 다시 이틀이나 사흘 만에 리그를 치르는 주기가 반복된다. 훈련장에서 전술을 고칠 시간은 줄고, 선수에게는 회복 훈련과 이동만 남는다.
지난 시즌 모든 대회를 합쳐 경기 간 휴식이 가장 짧았던 팀에는 팰리스, 뉴캐슬, 포레스트, 빌라, 리버풀, 첼시가 포함됐다. 이 가운데 리그 순위를 올린 팀은 빌라뿐이었다.
반대편에는 맨유와 본머스가 있었다. 두 팀은 모든 대회에서 프리미어리그 최저인 40경기만 치렀고, 경기 사이 휴식도 가장 길었다. 맨유는 전년보다 12계단, 본머스는 3계단 상승했다.
주중 경기가 없다는 것은 단순히 덜 뛴다는 뜻이 아니다. 상대에 맞춘 훈련을 하루 더 할 수 있고, 작은 통증을 안고 있는 선수를 억지로 내보내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로테이션 숫자 2.5명과 1.9명의 차이

유럽대항전에 참가한 프리미어리그 팀은 지난 시즌 선발 명단을 평균 93.7회 바꿨다. 리그 경기당 2.5명꼴이다. 유럽에 나가지 않은 팀은 70.9회, 경기당 1.9명이었다.
구분시즌 선발 변경리그 경기당 변경
유럽대항전 참가 팀93.7회2.5명
비참가 팀70.9회1.9명
0.6명 차이는 작아 보인다. 하지만 시즌 전체로 환산하면 주전 조합을 유지하는 경기 수가 달라진다. 특히 수비 라인과 중앙 미드필드처럼 호흡이 중요한 구역에서는 한 자리의 반복적인 교체도 팀의 압박 간격과 빌드업 속도를 흔든다.
더 어려운 점은 상대 스타일이 계속 바뀐다는 것이다. 주말에는 프리미어리그의 강한 압박을 상대하고, 주중에는 느린 점유 축구나 직접적인 역습을 만난다. 분석할 시간은 짧은데 요구되는 답은 매번 달라진다.
그래서 로테이션은 체력 관리의 해답이면서 동시에 경기력의 위험이 된다. 선수를 바꾸지 않으면 지치고, 바꾸면 조직력이 흔들린다.

그런데 아스널·맨시티·빌라는 왜 올랐나

유럽 일정이 무조건 독이라면 아스널의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 맨시티와 빌라의 순위 상승은 설명되지 않는다.
차이는 이동거리가 아니라 그 부담을 흡수할 수 있는 구조다.
  • 아스널과 맨시티는 유럽 경기에서도 주전을 쉬게 할 수 있는 선수층을 갖췄다.
  • 빌라는 리그 순위를 두 계단 올리면서 유로파리그까지 우승했다.
  • 세 팀은 로테이션을 ‘주전의 대체’가 아니라 ‘전술 옵션의 교체’로 사용할 수 있었다.
결국 유럽대항전이 강팀을 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팀의 선수층과 운영 능력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14명으로 버티던 팀은 50경기짜리 시즌에서 무너지고, 20명이 같은 원칙으로 움직이는 팀은 오히려 주중 승리의 리듬을 주말까지 가져간다.

이번 시즌 가장 위험한 팀은 누구인가

2026/27시즌에도 최대 아홉 개의 프리미어리그 팀이 유럽에 나선다. 아스널, 맨시티, 맨유, 빌라,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한다. 본머스, 선덜랜드, 팰리스는 유로파리그로 향하고, 브라이턴은 플레이오프 통과 시 컨퍼런스리그에 합류한다.
가장 눈여겨볼 팀은 처음 유럽 일정을 경험하는 본머스와 오랜만에 대륙 무대로 돌아온 선덜랜드다. 이들에게 문제는 빅클럽과의 한 경기보다 그다음 일요일에 만나는 중하위권 팀이다. 원정을 다녀온 뒤에도 강한 압박과 활동량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시즌의 분기점이 된다.
팰리스도 안전하지 않다. 지난 시즌 가장 긴 12,058마일을 이동했고 순위가 세 계단 하락했다. 유럽 경험은 생겼지만, 같은 부담을 다시 견딜 만큼 선수층이 두꺼워졌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반대로 첼시, 뉴캐슬, 토트넘은 유럽 일정이 없다. 지난 시즌 각각 여섯 계단, 일곱 계단 하락했고 토트넘은 17위에 머물렀다. 이번 시즌에는 주중 준비 시간을 핑계로 쓸 수 없다. 특히 첼시와 뉴캐슬이 빠르게 반등한다면 ‘유럽 없는 시즌’의 효과를 다시 증명하는 사례가 된다.

유럽행은 보상이 아니라 다음 시험의 시작이다

유럽대항전 출전은 모든 구단이 원하는 목표다. 아스널은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로 1억 파운드가 넘는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그 돈과 명성은 다음 선수를 데려오는 힘이 된다.
그러나 자격을 얻는 팀과 자격을 유지하는 팀은 다르다.
순위표를 한 번 끌어올리는 데는 좋은 주전 11명이 필요할 수 있다. 유럽과 리그를 함께 버티려면 두 번째 11명까지 같은 축구를 해야 한다. 이동거리 1만 마일이 팀을 무너뜨리는 게 아니다. 그 거리를 다녀온 뒤에도 경기 방식을 유지할 선수가 없을 때 무너진다.
이번 시즌 유럽에 진출한 팀을 볼 때 화려한 목요일 밤만 보지 말아야 한다. 진짜 평가는 그로부터 60시간 뒤, 비가 내리는 원정 경기에서 시작된다.

데이터 기준과 출처

  • Premier League·Opta: 유럽대항전 참가가 리그 성적에 미치는 영향
  • UEFA: 2026/27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진출 팀과 플레이오프 결과
  • UEFA: 챔피언스리그 포트와 경기 일정
이동거리와 순위 변화는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자료이며 단독 인과관계로 해석하지 않았다. 2026/27 유럽대항전 참가 팀은 8월 26일 기준이며, 브라이턴의 컨퍼런스리그 진출 여부는 플레이오프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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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1개

0/2000
  • 칼

    칼퇴마렵다2026. 08. 30. 09:09:56

    선수층만 탓하기엔 회복일이 짧아지는 부담도 꽤 직접적인 변수 아닌가.

  • 퇴

    퇴근후킥오프2026. 08. 27. 12:43:07

    유럽 원정 다녀오면 회복일이 아니라 출근일이 먼저 오네요 ㅋㅋ

    • 시

      시저2026. 08. 27. 13:20:04

      유럽 원정 끝나고 출근까지 하면 선수들한테 주중 경기가 아니라 주중 생존전이네요 ㅋㅋ

  • 시

    시저2026. 08. 30. 16:09:36

    유럽 원정 거리가 부담인 건 맞지만, 순위 하락을 이동거리 쪽으로 먼저 읽기는 어렵습니다. 유럽에 나간 팀은 애초에 경기 수와 경쟁 수준이 높고, 부상과 로테이션의 질도 다르니까요. 이동거리는 원인이라기보다 얇은 선수층의 약점을 키우는 조건에 가까워 보입니다.

    • 빛

      빛하늘2026. 09. 01. 12:01:41

      이동거리보다 회복일과 다음 날 몸 상태를 같이 보면 부담의 흔적이 더 잘 보일 것 같습니다. 경기 수만으로는 놓치는 부분이 있겠어요.

  • 졸

    졸린떡볶이2026. 08. 30. 13:26:39

    12,058마일은 이동보다 회복이 더 무섭네

  • 소

    소소한달빛2026. 08. 29. 02:08:55

    12,058마일이라는 숫자가 진짜 크게 다가오네요. 원정은 귀가까지 경기인 듯합니다.

  • 투

    투트랙2026. 08. 28. 11:54:53

    이동거리와 회복일을 함께 비교한다면, 팀별 부상 누적은 어떤 지표로 보는 게 가장 깔끔할까요?

  • 축

    축구팬그자체2026. 08. 28. 10:01:39

    저도 주중 경기 보고 주말에 뛰면 회복보다 출근이 먼저 떠오르더라고요.

  • 플

    플레이메이커2026. 08. 28. 00:28:26

    선발 변경이 경기당 2.5명이라는 수치가 눈에 남습니다. 예전 대표팀 경기를 떠올리면 교체 폭이 지금보다 좁았던 기억이 있지만, 당시 경기 운영과 현재의 로테이션을 단순 비교하기는 조심스럽습니다. 결국 같은 전술 원칙을 유지할 대체 선수가 있는지가 더 중요해 보입니다.

  • 관

    관전충2026. 08. 27. 23:07:38

    유럽 일정이 심판 판정보다 더 피곤하겠네요. 그래도 원정 거리만으로 결론내리긴 어렵습니다.

  • 총

    총알슛2026. 08. 27. 22:51:56

    이동거리보다 선수층을 핵심으로 보면, 장거리 원정 자체의 영향은 생각보다 작게 잡힐 수도 있겠습니다. 유럽 일정이 없는 팀과의 비교도 같은 조건은 아니고요.

  • 꾸

    꾸준러2026. 08. 27. 21:26:34

    유럽 원정만으로 순위 하락을 묶긴 어렵죠. 선수층 변수도 커요.

  • 패

    패스가먼저2026. 08. 27. 20:13:02

    유럽 원정 끝나고 회복일 세는 게 아니라 출근일 세는 기분이겠네

  • 캉

    캉테2026. 08. 27. 19:31:07

    맞습니다. 유럽 일정은 경기 수보다 선수층과 회복을 운영하는 방식에서 갈리네요.

  • 빛

    빛하늘2026. 08. 27. 18:14:05

    회복일과 이동거리가 함께 짧을 때 실제 경기력 저하를 구분하려면, 팀별로 어떤 지표를 먼저 비교하는 게 가장 유효할까요?

    • 노

      노을2026. 08. 27. 19:52:03

      2.5명과 1.9명의 선발 변경 차이는 출발점으로 볼 만하지만, 회복 간격만 떼어내기보다 부상 누적과 로테이션 선수의 경기력까지 같이 비교해야 구분이 될 것 같습니다.

  • 민

    민트초코2026. 08. 27. 15:30:49

    12,058마일이라는 숫자보다, 그 부담을 흡수할 선수층이 있었는지가 더 오래 남습니다.

  • 오

    오른발잡이2026. 08. 27. 13:40:44

    유럽 원정만으로 순위 하락을 설명하긴 어려움. 선수층과 감독 변수까지 너무 큼.

  • 축

    축구는직관2026. 08. 27. 12:06:28

    유럽 일정은 경기 수보다 회복일과 선수층을 함께 봐야 한다는 결론에 공감합니다.

    • 유

      유니폼수집가2026. 08. 27. 21:42:33

      저도 유럽 경기 보고 주말 리그까지 이어서 보면 경기 수보다 회복 상태가 먼저 보이더라고요. 같은 선발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운 팀은 후반에 움직임이 늦어지고, 그때부터 전술보다 선수층 차이가 더 크게 느껴졌어요.

  • 킥

    킥오프대기중2026. 08. 27. 11:45:42

    유럽 일정의 부담은 경기 수보다 회복일과 로테이션의 질에서 더 크게 갈릴 것 같아요.

    • 밀

      밀리어네어2026. 08. 27. 13:04:03

      그렇다면 이동거리보다 짧은 회복 간격이 순위 하락과 더 직접적으로 연결될까요?

    • 팩

      팩트리어트2026. 08. 27. 14:01:30

      회복 간격만으로도 단정하긴 아직 이른 듯

    • 노

      노을2026. 08. 27. 16:07:35

      회복 간격만 따로 떼어 순위 하락의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같은 일정에서도 로테이션의 질과 상대 수준, 부상 누적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니 이 자료는 부담이 커지는 조건을 보여주는 정도로 읽는 편이 맞겠습니다.

  • 밀

    밀리어네어2026. 08. 27. 11:24:50

    선발 변경 2.5명과 1.9명만으로 부담을 재긴 어렵습니다. 로테이션의 질도 봐야 합니다.

    • 직

      직관가는날2026. 08. 27. 12:27:12

      1만2천 마일은 확실히 크네

    • 캐

      캐서린2026. 08. 27. 21:05:34

      저도 새벽에 유럽 경기 보고 주말 리그를 챙기면, 경기 수보다 회복한 느낌이 먼저 다르더라고요. 로테이션 선수의 경기 감각까지 같이 보게 됩니다.

    • 캐

      캐서린2026. 08. 28. 07:59:53

      2.5명과 1.9명의 차이가 누적되면 꽤 크게 느껴지겠네요.

  • 골

    골대앞수비수2026. 08. 27. 10:18:29

    이동거리와 순위 하락을 한 줄로 묶기엔 변수 차이가 너무 큼. 특히 유럽에 나간 팀 자체가 전 시즌 성적이 좋았던 팀들이라 일정 부담과 전력 소모를 분리해서 봐야지, 표만 보고 유럽 원정이 독이라고 하긴 이름.

    • 캐

      캐미스2026. 08. 27. 11:09:16

      유럽 원정은 체력에 통행료 받네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