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페예노르트 경기 장면. 이미지를 누르면 FC 바르셀로나 공식 리포트로 이동한다.*
바르셀로나의 새 시즌 득점표는 조금 이상하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떠난 뒤 구단이 원했던 대형 스트라이커 영입은 성사되지 않았는데, 공격력은 오히려 폭발했다. 라리가 네 경기와 챔피언스리그 한 경기에서 22골. 다섯 경기 가운데 네 경기에서 정확히 다섯 골을 넣었다.
9월 9일 페예노르트전은 이 현상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경기다. 라피냐가 두 골, 카림 아데예미와 라민 야말이 한 골씩 넣었고, 83분에 들어온 가브리엘 제주스가 2분 뒤 다섯 번째 골을 완성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바르셀로나가 9번을 없앤 것은 아니다. 9번이 해야 할 일을 한 선수에게 몰아주지 않았다. 수비를 흔드는 움직임, 박스 안 마무리, 마지막 패스와 세컨드라인 침투를 여러 명이 번갈아 맡는다. 그래서 상대는 한 명을 지우고도 공격을 끝내지 못한다.
점유율보다 중요한 숫자는 46이었다
바르셀로나의 점유율은 72%였다. 이것만 보면 익숙한 일방적인 점유 경기다. 하지만 이날 점유는 후방에서 공을 돌리는 데 머물지 않았다.
경기 지표
바르셀로나
페예노르트
점유율
72%
28%
슈팅(유효슈팅)
24(9)
4(2)
기대득점(xG)
1.88
1.09
상대 박스 터치
46
11
기회 창출
18
3
파이널서드 패스
191
51
패스 성공
752/799(94%)
260/311(84%)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나온 터치가 46회였다. 페예노르트의 11회보다 네 배가 넘는다. 파이널서드 패스는 191-51, 기회 창출은 18-3이었다. 공을 오래 가진 팀이 아니라, 공을 가진 시간을 계속 골문 쪽으로 밀어 넣은 팀이었다.
바르셀로나와 페예노르트의 공격 지표 비교
*점유율·슈팅·상대 박스 터치·기회 창출·파이널서드 패스 비교.*
이 차이는 전반 3분에 이미 시작됐다. 야말의 패스를 받은 라피냐가 수비를 흔든 뒤 선제골을 넣었다. 페예노르트는 준비한 수비 블록을 오래 유지할 틈도 없이 따라가야 했다. 라인을 조금씩 올리자 측면과 수비 뒷공간이 열렸고, 바르셀로나는 중앙만 고집하지 않고 좌우에서 계속 다른 진입로를 만들었다.
22분 아데예미의 중거리 슈팅은 그 결과였다. 박스 안에 고정된 스트라이커에게 공을 넣는 대신, 수비가 안쪽 움직임에 반응한 다음 바깥에서 마무리했다. 골문으로 가는 길을 한 곳에 만들지 않으니 수비가 기준점을 잡기 어려웠다.
라피냐는 스트라이커가 아니라 ‘첫 번째 도착자’였다
라피냐의 기록은 71분, 2골, xG 0.74, 기회 창출 4회다. 득점만 보면 전형적인 골잡이의 밤이지만, 실제 역할은 한 자리에 머무는 9번과 달랐다.
첫 골에서는 야말이 만든 패스 길에 라피냐가 먼저 도착했다. 두 번째 골에서는 페드리가 수비 사이로 넣은 공을 다시 라피냐가 마무리했다. 출발점과 도움을 준 선수는 달랐지만 공통점이 있다. 라피냐가 센터백 사이에서 기다린 것이 아니라, 공격 전개가 끝나는 지점으로 이동했다는 점이다.
라피냐는 올 시즌 첫 다섯 경기에서 모두 득점했고 벌써 8골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단순한 개인 컨디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중앙 공격수가 수비수를 등지고 모든 공을 받아줄 필요가 없으니, 라피냐가 측면에서 시작해 빈 중앙으로 들어가는 타이밍을 선택할 수 있다.
수비 입장에서는 곤란하다. 풀백이 라피냐를 따라 안으로 좁히면 바깥 통로가 열리고, 센터백이 앞으로 나오면 다른 공격수의 침투 공간이 생긴다. 아무도 따라가지 않으면 라피냐가 슈팅 위치에 먼저 선다.
야말은 골잡이를 찾지 않고 골잡이를 만들었다
야말은 1골 2도움과 드리블 성공 7회를 기록했다. 첫 골을 도왔고, 77분 직접 프리킥으로 득점한 뒤 85분에는 제주스의 헤더를 만들었다.
이날 바르셀로나 공격에서 야말의 중요성은 터치 수가 아니라 선택지의 수에 있었다. 오른쪽에서 일대일을 걸 수 있고, 안으로 들어와 슈팅할 수 있으며, 반대편에서 들어오는 동료에게 공을 보낼 수도 있다. 상대가 어느 하나를 먼저 막으면 다른 선택이 열린다.
특히 마지막 골이 상징적이다. 제주스는 83분 투입됐고 85분 야말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했다. 바르셀로나는 경기 내내 고정형 9번 없이 상대를 흔들다가, 수비의 간격이 벌어진 마지막 구간에 박스형 공격수를 넣었다. 제주스는 공격 구조를 처음부터 책임진 선수가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공간을 끝낸 선수였다.
바르셀로나의 다섯 골 타임라인
*라피냐 2골, 아데예미·야말·제주스가 1골씩 나눠 가졌다.*
한 명의 9번 대신 세 가지 마무리
다섯 골은 비슷한 장면의 반복이 아니었다.
라피냐는 드리블과 침투로 두 번 끝냈다.
아데예미는 수비가 물러난 공간에서 중거리 슈팅을 골로 바꿨다.
야말은 직접 프리킥으로 득점했다.
제주스는 측면 크로스를 헤더로 마무리했다.
한 선수의 컨디션이 떨어져도 공격 전체가 멈추지 않는 구성이다. 라피냐가 박스로 들어가면 야말이 공급자가 되고, 야말이 직접 마무리하면 라피냐가 수비를 끌어낸다. 후반에는 제주스가 가장 전형적인 9번의 위치를 잠깐 맡았다.
한지 플리크는 시즌 초 중앙 역할을 라피냐, 다니 올모, 제주스에게 나눠 맡겼다. 이름표는 모두 다르지만 기준은 같다. 중앙에 누가 서느냐보다, 공이 움직일 때 누가 비워진 자리에 들어오느냐가 우선이다.
이 구조가 강한 이유는 역할이 겹치지 않으면서도 고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야말에게는 오른쪽 폭과 마지막 패스, 라피냐에게는 박스 도착과 마무리, 올모에게는 중앙 연결, 아데예미에게는 속도와 바깥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슈팅이 있다. 선수들은 위치를 바꾸지만 팀이 필요로 하는 기능까지 함께 사라지지는 않는다.
다섯 골을 그대로 믿으면 안 되는 이유
그래도 5-1이라는 숫자만 보고 공격이 완성됐다고 말하기에는 이르다. 바르셀로나의 기대득점은 1.88이었다. 24개의 슈팅과 46번의 박스 터치로 충분한 압박을 만들었지만, 다섯 골은 기대득점보다 3골 이상 많았다. 중거리 슈팅과 프리킥까지 들어간 날의 결정력이 매 경기 반복되지는 않는다.
반대편 숫자도 거슬린다. 페예노르트는 슈팅이 4개뿐이었는데 xG 1.09를 만들고 한 골을 넣었다. 슈팅을 억제한 것과 별개로, 허용한 장면의 질은 낮지 않았다는 뜻이다. 바르셀로나는 후반 82분 오른쪽 수비의 마크가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임 스테인에게 실점했다. 경기 데이터에도 득점으로 이어진 실책 1회가 기록됐다.
강한 상대라면 네 번의 슈팅으로 끝나지 않는다. 측면 공격수가 높이 올라가고 중앙이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만큼, 공을 잃은 뒤 누가 바깥 공간을 닫을지는 계속 점검해야 한다. 공격의 자유가 수비 전환의 책임까지 지워주지는 않는다.
바르셀로나가 9번을 못 산 게 약점일까
지금까지는 아니다. 오히려 시즌 초 바르셀로나는 대형 스트라이커의 부재를 여러 공격수의 장점으로 분해했다. 첫 다섯 경기 22골 가운데 라피냐가 8골, 야말이 5골, 페르민 로페스가 4골, 아데예미가 2골을 넣었다. 페드리와 제주스도 한 골씩 보탰다.
득점이 여러 선수에게 흩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좋은 공격이 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페예노르트전처럼 슈팅 24개, 박스 터치 46회, 기회 창출 18회로 반복 가능한 물량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골은 분산됐지만 기회 생산은 우연에 맡기지 않았다.
다만 이 방식의 진짜 시험은 상대가 낮게 버티지 않고 바르셀로나의 후방을 적극적으로 압박할 때 온다. 라피냐가 침투할 시간을 빼앗기고 야말이 두 명에게 막힐 때, 중앙에서 공을 지켜줄 선수가 필요한 순간도 생길 것이다. 그때 제주스가 단순한 조커를 넘어 구조의 한 축이 될 수 있는지가 다음 질문이다.
지금 바르셀로나는 9번 없이 경기하는 팀이 아니다. 라피냐가 먼저 도착하고, 야말이 길을 만들며, 아데예미가 바깥에서 때리고, 필요할 때 제주스가 마지막 자리를 차지하는 팀이다.
한 명의 9번을 찾지 못했지만, 9번의 일을 네 명이 나눠 가진다. 페예노르트가 막지 못한 것은 특정 공격수가 아니라 그 순서였다.
맞아요. 박스 터치가 많아도 슈팅 위치와 수비 압박이 다르면 xG가 달라질 수 있어서, 다음 경기에서는 같은 진입 횟수가 더 좋은 마무리로 이어지는지도 같이 봐야 할 것 같아요. 특히 이번처럼 실제 득점이 기대득점을 크게 웃돈 경기는 효율이 유지되는지 따로 확인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맞습니다. 공격수가 번갈아 도착하려면 뒤에서 공을 다시 받아줄 선수가 있어야 흐름이 끊기지 않더라고요. 풋살에서도 첫 패스를 무리하게 전진시키기보다 중앙에 연결점을 남겨두면 상대 압박을 한 번 더 끌어낸 뒤 반대 공간으로 전개하기가 훨씬 수월했습니다. 제주스의 마무리도 앞선 움직임만큼 그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해 보였습니다.
9번의 일을 여러 명이 나눈다는 설명만으로 중앙 공격수의 부재가 해결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라피냐와 야말이 먼저 도착하려면 후방에서 압박을 견디며 공을 전진시킬 연결점이 필요하고, 그 통로가 막히면 분산된 역할도 각자 고립될 수 있습니다. 이번 경기는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대체 구조의 완성보다는 강한 압박을 받을 때 확인할 과제를 남긴 경기에 가깝습니다.
다만 9번의 일을 여러 명이 나눴다는 설명만으로 약점이 사라졌다고 보긴 어려워요. 페예노르트전은 5골을 넣었지만 xG가 1.88이었고, 상대도 슈팅 네 개로 1.09를 만들었습니다. 강한 압박을 받아 라피냐와 야말이 움직일 시간을 잃는 경기에서 중앙에서 공을 지켜줄 선수가 필요한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역할 분담의 가능성과 반복 가능한 공격 구조를 구분해서 봐야 할 것 같아요.
골이 여러 선수에게 퍼졌다는 사실만으로 공격 구조가 안정됐다고 보긴 어려움. 글에서 나온 5골은 기대득점 1.88보다 크게 앞섰고, 페예노르트도 슈팅 네 개로 xG 1.09를 만들었음. 강한 압박을 받는 경기에서 라피냐와 야말의 위치를 누가 계속 만들어주는지 확인하기 전에는 9번 부재가 약점이 아니라고 단정하기 이름. 지금은 성공한 한 경기의 구조와 반복 가능한 구조를 구분해야 할 듯.
골이 여러 선수에게 퍼졌다는 사실만으로 공격 구조가 안정됐다고 보긴 이름. 페예노르트전 5골은 xG 1.88보다 크게 앞섰고, 상대가 슈팅 네 개로도 xG 1.09를 만든 장면이 있었음. 강한 압박을 받는 경기에서 라피냐와 야말의 위치를 누가 대신 만들어주는지 확인하기 전엔, 9번 부재가 약점이 아니라고 단정하기 어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