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공식 전술 분석은 데 제르비의 토트넘이 3-2-5와 압박 유도형 빌드업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지: Premier League*
데 제르비의 빌드업은 공을 안전하게 돌리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후방에서 일부러 상대 압박을 끌어낸 뒤, 한쪽으로 수비를 모으고 반대편 윙어에게 빠르게 공을 보낸다. 중앙의 패스 교환은 목적이 아니라 터치라인 쪽 일대일을 만드는 장치다.
프리미어리그 공식 분석이 정리한 핵심도 같다.
후방에서 상대 압박을 유도한다.
짧은 패스로 첫 압박선을 끌어당긴다.
빠른 전환이나 대각 패스로 넓게 선 윙어를 찾는다.
윙어가 일대일을 이기면 다섯 명이 자리 잡은 최종 공격선이 움직인다.
이 구조에서 윙어가 상대 풀백을 넘지 못하면 공격은 곧바로 막힌다. 반대로 한 번만 벗겨내면 중앙 수비가 측면으로 끌려가고, 스트라이커와 반대편 윙어 앞에 공간이 생긴다.
데 제르비가 사비우를 두고 “일대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 중 한 명”이라고 평가하고, 오른쪽과 왼쪽을 모두 맡길 수 있다고 강조한 이유다. 골보다 먼저 언급한 능력이 돌파였다는 점이 이 영입의 설명서에 가깝다.
사비우가 토트넘에서 받게 될 장면은 맨시티와 다르다
맨시티의 윙어도 폭을 넓게 쓰지만, 상대는 대개 낮고 촘촘하게 내려앉는다. 윙어가 공을 받을 때 이미 두 명이 길을 막는 장면이 많다. 드리블에 성공해도 곧바로 두 번째 수비를 만나기 쉽다.
데 제르비는 후방 빌드업 단계에서 상대를 먼저 끌어낸다. 사비우가 공을 받는 순간의 수비 숫자를 줄이는 방식이다. 같은 돌파를 시도하더라도 정지된 두 명을 상대하는 것과, 이동 중인 한 명을 상대하는 것은 난도가 다르다.
사비우에게 기대되는 역할은 세 가지다.
1. 터치라인에서 풀백을 묶는다. 폭을 유지해 중앙의 베르그발, 사비 시몬스 같은 선수가 움직일 통로를 만든다. 2. 압박을 빠져나온 직후 전진한다. 데 제르비의 느린 빌드업이 갑자기 빨라지는 스위치가 된다. 3. 양쪽을 오간다. 왼쪽에서는 바깥 돌파와 컷백, 오른쪽에서는 왼발로 안쪽에 들어오는 선택을 줄 수 있다.
첫 경기부터 골을 요구하면 영입의 핵심을 놓칠 수 있다. 먼저 확인할 것은 공을 받은 위치, 일대일 횟수, 돌파 뒤 박스 진입과 컷백이다. 이 숫자가 늘어난다면 토트넘은 사비우를 맨시티와 다른 방식으로 쓰고 있다는 뜻이다.
토트넘은 왜 이렇게 급했나
이 영입은 시즌 개막전 브렌트퍼드 원정 0-3 패배 직후 발표됐다. 토트넘의 선발 공격진은 마이키 무어, 히샬리송, 마티스 텔이었다. 부상자가 있었다는 사정은 있지만, 챔피언스리그 경쟁을 말하기에는 측면에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릴 카드가 부족했다.
더 무거운 숫자도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토트넘은 2026년 국내 대회 홈경기에서 단 한 번만 이겼다. 지난 시즌 마지막 날 에버턴전 승리로 강등을 피한 것이 그 한 경기다. 데 제르비가 말한 ‘새 프로젝트’는 전술만 바꾸는 작업이 아니라, 패배에 익숙해진 팀의 공격 습관을 바꾸는 일이다.
사비우는 공을 받으면 우선 수비수에게 달려든다. 성공과 실패가 선명하고, 경기장을 들썩이게 한다. 토트넘이 공식 발표에서 에너지, 상상력, 용기라는 단어를 반복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정체된 팀에 필요한 것은 안전한 패스 한 번이 아니라, 수비를 뒤로 물리는 첫 행동일 수 있다.
물론 75m 파운드는 여전히 비싸다
전술적으로 어울린다는 말이 가격을 정당화해주지는 않는다. 사비우가 드리블만 보여주고 골과 도움을 늘리지 못한다면 이적료는 계속 따라다닌다. 데 제르비의 구조가 일대일을 만들어줘도, 마지막 선택은 선수가 해결해야 한다.
위험 요소는 분명하다.
프리미어리그 53경기 2골이라는 낮은 득점 생산성
돌파 뒤 슈팅과 마지막 패스의 기복
공을 잃은 뒤 상대 역습에 노출되는 데 제르비 축구의 구조적 위험
거액 영입에 따라 즉시 따라붙을 결과물 압박
데 제르비의 브라이턴과 마르세유는 공격 지표에서 각 리그 상위권에 올랐지만, 직접 공격으로 내준 실점도 많았다. 사비우가 과감하게 전진할수록 그 뒤 공간을 누가 메우는지도 함께 봐야 한다. 윙어 한 명의 영입으로 전술의 위험까지 사라지지는 않는다.
이 영입의 평가는 골보다 먼저 여기서 시작해야 한다
사비우가 성공했는지 판단하려면 첫 5경기에서 다음 장면을 보면 된다.
관찰 항목
성공 신호
공을 받는 위치
터치라인에서 상대 풀백과 일대일
돌파 이후
박스 진입·컷백·키패스로 연결
반대 전환
후방 유인 뒤 빠른 대각 패스를 받음
수비 전환
공을 잃은 직후 압박에 즉시 참여
최종 결과
슈팅 선택과 득점 기여가 점진적으로 증가
토트넘은 2골짜리 윙어를 75m 파운드에 산 것이 아니다. 정확히는 2골에 머문 윙어가 데 제르비의 구조 안에서 다시 지로나 시절의 파괴력을 찾을 수 있다고 베팅했다.
좋은 영입인지 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다만 왜 사비우였는지는 분명하다. 데 제르비가 원하는 축구는 상대를 끌어낸 뒤, 넓은 공간에서 한 명이 한 명을 이겨야 완성된다. 지금 토트넘 선수단에서 그 장면을 가장 자주 만들 수 있는 선수가 사비우다.
골은 그다음 문제다. 그리고 7,500만 파운드의 성패는 결국 그 ‘다음’을 얼마나 빨리 해결하느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