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 로버츠는 센터백이다. 그런데 LAFC전이 끝난 뒤 그는 골 장면 이전에도 상대 진영 깊은 곳, 비슷한 위치에서 몇 차례 공을 받았다고 말했다. 슈팅을 망설이다가 마지막에는 찼다. 후반 추가시간 8분, 그 공이 들어가면서 경기는 2-2가 됐다. 산호세 공식 경기 리포트·로버츠 인터뷰
동점골만 떼어놓으면 막판 중거리슛 한 방에 승리를 놓친 경기다. 하지만 로버츠가 거기까지 여러 번 올라왔다는 얘기는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LAFC는 손흥민의 1골 1도움으로 2-0을 만들었지만, 공이 오가는 장소까지 바꾸지는 못했다.
2-0을 만든 건 주도권이 아니라 두 번의 마무리였다
34분 손흥민이 마르코 델가도의 패스를 받아 중앙에서 전진했다. 골문까지 약 25야드. 왼발로 낮게 감아 찬 공이 골키퍼 앵거스 건을 지나 골문 안쪽으로 들어갔다. 이 경기에서 손흥민의 첫 번째 결정적인 장면이다. LAFC 공식 리포트
두 번째 장면까지는 19분이 걸렸다. 그 사이 경기의 조건이 먼저 바뀌었다. 36분 애런 롱이 득점 기회를 저지했다는 판정으로 퇴장당했다. LAFC는 후반 시작 때 공격수 아르민도 시브를 빼고 센터백 은코시 타파리를 넣었다. 손흥민과 부앙가에게 연결되는 순간을 살리면서도, 나머지 시간은 열 명으로 막아야 했다.
53분 그 연결이 정확히 한 번 터졌다. 델가도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오른쪽 안쪽 공간으로 달렸고, 반대편으로 들어온 데니스 부앙가에게 공을 보냈다. 부앙가가 골을 넣었다. 손흥민의 도움, 부앙가의 LAFC 통산 MLS 정규시즌 79호 골. 카를로스 벨라를 넘어선 구단 신기록이기도 했다. LAFC 공식 리포트 · 산호세 공식 리포트
스코어는 2-0. 손흥민은 직접 넣고, 한 번은 부앙가에게 줬다. 그런데 이 두 골을 LAFC가 경기를 장악했다는 증거로 읽으면 이후의 45분이 이해되지 않는다.
손흥민의 취소골보다 오래 남은 장면
산호세는 후반 시작과 함께 공격수 프레스턴 저드를 넣었고, 62분에는 티모 베르너까지 투입했다. 저드는 먼저 헤더를 위고 요리스에게 막혔다. 70분에는 베르너의 크로스를 다시 머리로 받아 2-1을 만들었다. 산호세가 공격수를 바꾸고 기회를 거듭 만든 끝에 나온 골이다. 산호세 공식 리포트
손흥민에게도 승부를 다시 벌릴 순간이 있었다. 73분 팔렌시아에게 공을 받아 시도한 슈팅이 수비수 리드 로버츠에게 맞고 골문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VAR은 슈팅 전 팔렌시아가 비토르 코스타에게 범한 파울을 확인했다. 득점은 취소됐다. 산호세 공식 경기 기록
▶손흥민의 73분 득점 취소 장면이 담긴 MLS 공식 하이라이트 보기 · YouTube에서 보기
*이미지를 누르면 MLS 공식 하이라이트로 이동한다. 공식 기록상 손흥민은 1골 1도움이다.*
그 골이 인정됐다면 3-1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LAFC가 쥔 것은 2-1이었다. 이후 저드와 베르너, 잭 스케이한이 연이어 골문을 위협했고 요리스가 막았다. 부앙가는 86분, 손흥민은 90+2분에 교체됐다. 처음 두 골을 만든 조합이 모두 벤치로 물러난 뒤에도 산호세의 공격은 끝나지 않았다. LAFC 공식 리포트 · 경기 이벤트
그리고 로버츠가 다시 LAFC 박스 앞에서 공을 받았다. 이번에는 슈팅했다.
두 공격수의 10번, 산호세의 17번
두 팀이 어느 구역에서 시간을 보냈는지 숫자로도 짚어볼 수 있다. FotMob/Opta는 산호세의 점유율을 69%, 슈팅을 22개, LAFC 박스 안 터치를 40회로 집계했다. LAFC는 각각 31%, 3개, 12회였다.
산호세와 LAFC의 경기 수치 비교
*경기 전체 수치. FotMob/Opta 기준.*
LAFC의 박스 안 터치 12회 중 10회는 손흥민과 부앙가가 기록했다. 슈팅 3개도 두 선수의 몫이다.
선수
전체 볼 터치
상대 박스 안 터치
슈팅
골·도움
손흥민
44회
5회
2개
1골 1도움
부앙가
38회
5회
1개
1골
반대편에서는 산호세가 코너킥을 17번 얻었고, 요리스에게 7번의 선방을 요구했다. 이 둘은 산호세 구단의 경기 기록이다. 통계 업체마다 슈팅과 점유율의 세부 수치는 다르다. 그래도 LAFC의 슈팅이 손흥민과 부앙가에게 집중됐고, 산호세는 센터백 로버츠까지 박스 앞에 올려보냈다는 사실은 같다.
물론 최종 점유율만으로 LAFC가 퇴장 이전부터 밀렸다고 말할 수는 없다. 롱은 36분에 나갔고, 그 뒤의 10대11이 경기 대부분을 차지했다. 다만 53분의 2-0도 그 상황에서 나왔다. 두 골 차가 됐다고 해서 LAFC가 더는 수비하지 않아도 되는 경기는 아니었다.
손흥민은 두 골에 모두 관여했고, 인정되지 않은 세 번째 득점 장면도 만들었다. 이날 LAFC가 놓친 승리를 그의 마무리 부족에서 찾기는 어렵다. 로버츠의 마지막 슈팅은 오히려 반대편을 가리킨다. 산호세의 센터백이 몇 차례나 그 지점까지 올라왔고, 결국 거기서 동점골을 넣었다.
LAFC가 놓친 것은 마지막 슈팅 한 번만이 아니다. 산호세의 센터백이 박스 앞에서 슈팅을 고를 수 있을 만큼 길었던 시간을, 결국 끝까지 버티지 못했다.
*기록 참고: LAFC 공식 리포트, 산호세 공식 리포트, FotMob/Opta. 산호세 구단은 점유율 63.3% 대 36.7%, 슈팅 21개 대 4개로 집계해 FotMob/Opta의 69% 대 31%, 22개 대 3개와 차이가 있다. 시간대별 점유율을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퇴장 전후의 점유율은 따로 단정하지 않았다.*